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일말의 기여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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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15. 1. 16. 16:57 – 청328

150115 푸른 밤 종현입니다 - 색청 사연

150115 푸른 밤 종현입니다 - 색청사연




자..음.. 좀 긴 사연이 있어서 소개해드릴게요


[경기도 평택에서 제이님이 보내주셨어요. 매일 푸른밤 듣다가 오늘은 용기를 내서 글을 씁니다. 저는 매일 밤 '내일도 쉬러와요~'라는 쫑디의 인사와 함께 잠이 드는 청취자 중 한 명입니다. 사실 저는 색청이 있어요. 소리를 들으면 눈으로 색이 인식되는 장애라고 합니다. 그래서 너무 많은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리는 곳이나 많은 소리가 들리는 곳에 잘 다니지 못해요. 길을 걸을 땐 아주 익숙한 노래를 튼 체로 이어폰을 꽂고 다니곤 한답니다. 그래도 자주 넘어지지만요. 노래를 듣기만 할 땐 눈을 감는 게 오래된 습관인데요. 중학생 때 언니의 추천으로 쫑디의 노래를 처음 듣고 가을 햇살 같은 금빛 목소리도 있구나~하고 생각했던게 엊그제 같은데 곧 대학 졸업 앞두고 조용한 곳으로 이사를 해서 푸른밤을 듣고 있어요. 요샌 라디오에서 금빛 목소리가 일렁이는 걸 보며 잠이 들어요. 그래서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싶었습니다. 어떻게 마무리를 해야할 지 모르겠네요. 쫑디도 푹 쉬어요. 매일 마지막 인사에 그런 인사를 했습니다. 저의 신청곡은 에피톤 프로젝트의 선인장입니다.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.]


이렇게 보내주셨네요. 음 색청을..색청이 있는 장애를 갖고 계시군요. 저는 처음 들은 장애인데 유지연 님도, [아 소리가 색으로 인식된다니..] 오.. 이렇게 많은 분들이 처음 들으신 거 같아요. 제 목소리가 금빛..으로 보이시는군요. 음 얼마나 힘들까요. 이게 사실 많은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으면, 또 색으로 인식이 되면 되게 어.. 혼란스러울거 같다는 생각도 들고, 그래서 힘드셔서 그런 곳을 많이 안 다니시고 평소에도 소리를 좀 차단하고 다니시는 거 같은데 어.. 그런 분에게 제가 라디오로 힘을 드릴 수 있다라는 게 너무 기쁘구요. 들으시면서 좀 편하게.. 라디오를 듣는 시간만큼은 편하게 금빛으로 하루를 마무리 하셨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합니다. 이 분에게 제 첫 솔로 앨범 싸인 CD보내드리겠습니다. 

이예린님, [와 세상에.. 한편으론 예쁘고 한편으론 마음이 아린 사연입니다. 금빛목소리라니.. ]하셨습니다. 어떻게 보면 우리가 공감을 하기에는 너무 뭐랄까? 경험하지 못한 부분이여서 이렇게 신기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거 같은데, 정작 본인은 얼마나 고통스러울까? 힘들까?라는 생각에 어떻게 좀 마음을 달래드려야 할 지.. 얼마나 불편할까요. 

이지은님, [방금 사연 보내신 분 항상 행복하셨으면 좋겠어요]하셨습니다. 그래요 많은 분들이 이렇게 푸른밤이라는 프로그램 안에서 얼굴도 모르고 목소리도 모르지만 같은 시간과 같은 음악과 이야기를 공유했다라는 이유로 서로 행복하기를 바라고 있잖아요. 사연 보내주신 제이님도 행복하시길 바라겠습니다. 



[에피톤 프로젝트 - 선인장]



음.. 앞서 소개해드렸던 제이님의 사연 있잖아요. 색청을 앓고 계시는.. 그 전화 연결을 한번 해봤어요 급하게. 많은 분들이 지금 '행복하길 바래요 우리 사연 보내주신 분~'이렇게 사연도 많이 보내주고 해서 지금 연결해봤습니다. 


종현DJ : 안녕하세요~!


제이님 : 어 안녕하세요~


종현DJ : 안녕하세요~ 그 사연 보내주신 제이님이시죠?


제이님 : 네 안녕하세요~


종현DJ : 앞서서 어디서 지내는 지 다 소개해드렸으니까 그런 이야기는 빼고 우리 푸른밤 가족분들에게 인사 좀 부탁드리겠습니다.


제이님 : 어 안녕하세요 24살 네.. 제이양이라고 합니다


종현DJ : 네 안녕하세요 그 색청을... 어떻게 이야기를 해야되죠? 색청을 앓고 있다고 얘기 하나요 아니면 색청을 갖고 계신다고..?


제이님 : 네 색청이 있다고 병원에서 그러더라구요


종현DJ : 음~ 본인은 어.. 색청이 있다 그렇게 표현을 하면 되겠군요. 이게 선천적인 건가요?


제이님 : 후천적으로 생기는 사람도 있다고 들었는데 전 선천적으로 그런게 있어서.. 


종현DJ : 어.. 어렸을 때 부터 계속해서 색을 보셨군요?


제이님 : 아 네 어렸을 때 좀... 이상한 일이 있어서 병원에 이제 부모님께서 데리고 가셨는데 선천적으로 색청이 있다고..


종현DJ : 그게 어떤 일이 였을까요?


제이님 : 피아노 학원에 어렸을 때 다녔었는데 학원에서 오케스트라 같은 것을 애들을 모아서 보러 갔었는데 그 때가.. 태어나서 그렇게 악기가 연주되는 것을 처음 봤어요. 


종현DJ : 아 그렇죠. 악기가 정말 많고 또 여러가지 음이 한꺼번에 들리고 ..


제이님 : 네 그래서.. 계속 보고있다가 거기서 이제 앉은 자리에서 너무 많이 색깔이 보이니까 그걸 감당을 못해서 토하고 이제..


종현DJ : 아 그랬구나~ 그 어린나이에 그런 걸 겪게 되니까 그랬군요.. 악기마다 색깔이 다르게 보이고 그럴 수 있겠네요?


제이님 : 아 네네 그거는 달라요. 다. 


종현DJ : 아 어때요? 피아노는 무슨 색이에요? 너무 궁금하다


제이님 : 피아노는 먹색인데 까만색이랑 하얀색이랑 중간 정도되는 먹색인데..


종현DJ : 무채색이군요


제이님 : 네 그것도 연주하는 사람에 따라 약간씩 차이가 있는 거 같아요..


종현DJ : 어.. 어떠세요 본인은..? 사실 어떻게 보면은 상당히 로맨틱하다고 느껴질 수 있어요 보통 사람들이 보기에, 공감각을 이게 음.. 타고난거기 때문에. 너무 불편하시죠 근데..?


제이님 : 저같은 경우는 안 보였던 적이 없으니까, 보이지 않는 상황을 잘 몰라서 엄청나게 불편하진 않은데 사람이 많은 데를 가면 아무래도 목소리가 많이 들리니까..


종현DJ : 그 때 얘기하셨던 것처럼, 갑자기 많은 악기나 음이 들리는 것처럼 사람이 많으면 여러가지 색이 동시에 보이는군요?


제이님 : 네 그래서  길을 못 걸어다녀요 사람이 많으면..


종현DJ : 그 궁금한 게 있는데, 색이 들린다는 거. 색이 보이는.. 그러니까 소리가 보인다는 거 어떤 식으로 보이나요? 안개처럼 이렇게 보이는 건가요? 아님 선이 생기나요? 아니면,,


제이님 : 어 안개처럼 보이는 소리도 있고 비누방울처럼 방울져서 보이는 소리도 있구요..


종현DJ : 아 그렇군요..


제이님 : 제가 다니던 대학교에 굉장히 유명한 바이올리니스트 교수님이 계셨는데, 바이올린은 원래 막 연주를 굉장히 잘하면 빨간색에 가까운 색이 나오는 거 같아요~ 그 분이 연주하실 때는 빨간색이 비단? 실크같은게 휘감아져서 나오는 그런 게 보여요


종현DJ : 아 그래요? 그러면 본인이 보기에 가장 예쁜색이 나는 악기는 뭐에요?


제이님 : ...어... 색깔이 다 다르긴 한데


종현DJ : 네, 마음에 드는 색?


제이님 : 어... 아..  얘기 해도 되나? 네.. 어..


종현DJ : 불편하시면 안 하셔도 괜찮아요


제이님 : 제가 얼마전에 페이스북에 익명으로 글을 올렸었어요.

(참조 >https://www.facebook.com/962935677053725/posts/1006441652703127)

이제 제가 다니던 대학에 피아노를 치던 친구가 있었는데 이 친구가 피아노를 치면 그 친구는.. 보통 피아노는 먹색인데 그 친구가 피아노를 치면 눈이 내리는 것처럼~


종현DJ : 어.. 그런 식으로도 표현이 되는군요?


제이님 : 하얀 가루같은 게 쏟아져 나오는 그런 친구가 있었어요. 그래서..


종현DJ : 연주법에도 차이가 나고 그렇군요? 사람에 따라..


제이님 : 


종현DJ : 신기합니다. 어 김가은님이 [뭔가 상상력이 풍푸하실 거 같고 그래요. 제 일이 아니다 보니까 너무 쉽게 말하는 듯해 죄송하지만 어찌보면 삶이 다채로우실 듯 해요]하셨습니다. 본인이 느끼기에는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한 번도 색이 안 보인.. 소리가 안 보인 적이 없어서, 크게 어떻게 다른 지 잘 모르겠지만 어쨌건 사람 많은 덴 좀 불편하다 이야기 해주셨는데.. 음.. 혹시 사람만날 때 불편함이 있거나 그러시진 않으세요?


제이님 : 어.. 사람을 많이 만나는 걸 잘 못해요. 오케스트라나 연주회같은 것도 옛날에 한 번 그러고 나서는 학생때는 거의 못 보러 다녔는데 작년에 처음으로 다시 보러 갔었어요. 근데 그 때는 정말 재미있게 봐서~


종현DJ : 아 이게 조금 성장하고 익숙해지다보니까..


제이님 : 네 그래도 약간 어렸을 때만큼 이렇게 불편함이 크지는 않은 거 같아요. 어렸을 때는 많이 넘어지고 그래서.. 넘어지는 일이 잦아서..


종현DJ : 그러니까 시각적으로 좀 불편함이 있으니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고 보지 못하셔서.. 소리를 보느라


제이님 : 그리고 길에서 갑자기 노래를 틀면 시야가 맑았었는데 갑자기 노래가 나와버리면..


종현DJ : 아 그렇군요.. 그런 부분에 불편함이 있겠네요. 영화같은 거 보실 땐 어떠세요? 영화에는 또 영상이 나오고 음악이 입혀지는데 이게 또 시각으로 나오면 좀 불편함이 있을 거 같아요


제이님 : 아 네 근데 녹음이 되어있는 소리는.. 사람한테서 바로.. 악기나 사람한테서 바로 나오는 소리랑은 조금 다른..


종현DJ : 아 또 그래요?


제이님 : 네 그래서 영화보는거는 되게 좋아해요ㅎㅎ


종현DJ : 어떠세요? 혹시 음악 관련된 학과를 다니시거나 공부를 하고 계신가요 지금?


제이님 : 어 아니요 저 공대다니고 있어요ㅎㅎ


종현DJ : 아 그래요ㅎㅎ 그렇군요. 사실 다른 사람과는 다른 무언가를 경험하시고 있는 중이시지만 어떻게 보면 전혀 다른 삶을 걸어 오셨기에 좀 상처가 있을 거 같다라는 우려도 있었는데, 지금 이야기 들어보니까 되게 밝으신 분인 거 같아서 너무너무 다행이네요


제이님 : 감사합니다


종현DJ : 긍정적이신 거 같아요. 제 목소리가 금빛이라니.. 일단 그것도 감사하구요. 고급스럽게 표현해주셨어요~


제이님 : 아 그냥 이제 전화가 연결이 됐으니까.. 정말로 종현씨 목소리가 그 색깔이거든요. 가을에 굉장히 하늘이 맑을 때 햇볕이 땅에 비춰서 반짝거리는 그런 노란색깔이에요. 


종현DJ : 아 그래요?


제이님 : 네 그래서 되게.. 추울 때 보면 좋아요 


종현DJ : 감사합니다. 앞으로도 푸른밤 함께 해 주시구요. 오늘은.. 오늘 또 이런 좋은 이야기 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. 우리 푸른밤 가족분들에게도 참 즐거운 시간이었을 거 같고 제이님에게도 좀 뭐랄까? 따뜻하고 즐거운 시간이었으면 해요. 


제이님 : 네 저 부탁하다 드려도 될까요?


종현DJ : 네네!


제이님 : 저 앞으로도 노래 많이 불러주세요


종현DJ : 알겠습니다.ㅎㅎ 꾸준히 부르겠습니다.


제이님 : 네ㅎㅎ


종현DJ : 감사합니다 조심히 들어가세요


제이님 : 네 감사합니다. 안녕히 계세요~



네 2711님이 [불편하실 수도 있는데 웃으시면서 조곤조곤 말씀해 주셔서 정말 감사하네요~]하셨습니다. 그래요 우리 푸른밤 가족분들도 저도 우리 제작진분들도 모두 혹시나 상처가 될까봐.. 우리들의 뭔가 이야기들이.. 걱정을 많이 했는데 이렇게 긍정적으로 다 이야기를 해주셔서 너무 감사드렸습니다. 자 기분이 너무너무 좋네요~